라움콘, <Move by 라움콘>, 2019, PVC 비닐, 웨어러블 오브제, 사진, 포퍼먼스, 200cm x 120cm x 90cm
라움콘, <1+1=1.5>, 2023, 흰 색 타이백천, 은색 스냅단추, 웨어러블 오브제, 사진, 포퍼먼스, 가변사이즈
다시걷는 노-하우, 라움콘
2018년 10월 7일 갑작스럽게 발생한 뇌출혈 후유증으로 오른편 마비를 갖게 된 라움콘 Q레이터는 *재활 Rehabilitation 을 끝내면 어디든지 자유롭게 이동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대부분의 재활 과정은 걷기 위주로 진행되었고 누워서 병원에 입원했지만 걸어서 집으로 갔다,는 누군가의 이야기는 전설처럼 남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린 도시의 인도가 얼마나 다양하고 높낮이와 기울기가 있는지 몰랐고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 한 손으로 지팡이를 사용하기 때문에 우산을 쓸 수 없음을 알지 못했으며 밤이 되어 잘 보이지 않는 환경 때문에 밤 외출이 불가능한지 상상하지 못했다. 기능 위주의 재활에서 알지 못했던 일상을 다시걷는 경험은 우리에게 예전과 다른 몸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다시금 자유롭게 걸을 수 있을지 고민하게 하였다.
우리는 일상의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며 걷는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였고 불안전한 경험을 감각하였다. 불안전하고 위험한 경험은 스스로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하게 하였고 울퉁불퉁한 거리를 걷는 경험은 일상에서 흔히 볼 수있는 에어캡을 활용하여 신체를 보호해 보는 방식으로 날씨에 따라서 외출이 힘들었던 둘의 경험은 함께 착용가능한 우비 형태로 확장 되었으며 어두운 밤, 도로의 번잡함과 차량 진입으로 느린 속도의 걷기가 이동에 참여할 수 없었던 기억의 대화는 드로잉으로 이어지며 웨어러블 오브제 제작 방식을 구체화시켰다.
<다시걷는 노-하우>(2019-현재)는 다양한 환경에서 걷기 위해 제작된 웨어러블 오브제를 제작해보는 프로젝트로 현재까지 <Move by 라움콘>(2019)과 <1+1=1.5>(2023)가 제작되었다. 투명한 PVC 비닐로 제작된 <Move by 라움콘>(2019)은 바람을 불어넣으면 팽팽해지며 높이 2미터 가량의 크기로 확장된다. 걷기 방식에 따라서 움직이는 관절 부위를 관찰한 후, 발목, 종아리와 허벅지, 팔뚝과 팔 그리고 팔목, 머리, 몸통으로 나누어 제작하였으며 각 신체 부위를 감싸는 방식으로 착용하고 하얀 스냅 단추로 고정할 수 있게 고안되었다. 흰색 타이백천과 은색 스냅단추를 사용하여 제작된 <1+1=1.5>(2023)는 두 신체가 함께 착용 가능한 우비다. 지팡이를 사용하는 Q레이터의 왼손과 송지은의 오른손은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제작하였고, 비가 와서 불안전한 미끄러운 길을 이동할 때의 위험한 순간을 대비하여 Q레이터의 오른쪽 신체와 송지은의 왼쪽 신체는 우비 안 공간에서 접촉이 가능하게 제작되었다.
신체에 착용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걷기를 시도하는 과정은 일종의 퍼포먼스이자 견고한 환경 속에서 다양한 형태의 삶이 살아갈 방식을 찾아보는 실천이자 실험이다. 각각의 웨어러블 오브제는 몸과 환경 사이 이질감을 주목하며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 공간을 어떻게 접촉할 수 있는지 탐구하는 <다시 걷는 노-하우>는 '걷기'라는 행위를 통해 일상의 다양한 장소, 날씨, 상황을 탐구하고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기를 제안하며 다양한 몸이 어떻게 환경과 연결되고 배제되는지 예술의 언어로 질문하며 비판적 관점에서 바라보기를 제시한다.
*재활 Rehabilitation 장애를 가진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최적의 기능을 성취하고 유지하거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이루어지는 모든 치료